주위에 우리교회를 부러워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교회가 건강하고, 교인들이 행복하고, 하나님께서 부흥의 은혜를 부어주시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가정교회를 은혜 가운데 시작했다고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모이던 속회와 목장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형식적으로 볼 때 다음 네 가지를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 가정에서 모인다. 둘째, 저녁에 모인다. 셋째, 부부가 함께 모인다. 넷째, 함께 식사한다.

 

요즘은, 웬만한 목사님들이나, 교회들이 가정교회를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엄두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정교회가 매주, 저녁에, 가정에서, 부부가 함께, 식사하며 모여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할 수 있지만, 어떻게 매주 그렇게 모일 수 있을지 염려합니다.

 

그러나 나눔의 시간만 잘 운영되면 매번 그렇게 모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인간에게는 자기 표현의 욕구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직장 남성들이 일이 끝난 후에 술집을 찾는 것은 술이 좋아서이기도 하겠지만 하루 종일 쌓였던 욕구 불만을 말로 풀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여성들이 계모임을 갖는 것도 계를 핑계 삼아 모여서, 가사 돌보며 쌓인 스트레스를 수다를 통해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장 모임에서 스트레스가 풀릴 수 있다면 매주 그렇게 모이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기 표현의 기회가 주어질 뿐 아니라 목장에서 함께 드리는 기도로 인하여 개인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해 주시는 은혜를 경험한다면 매주 만나는 것을 오히려 기다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목장에서는 자기 표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어야 합니다. 대체로 신앙생활을 오래 했거나 성경공부를 많이 한 목자가 인도하는 목장이 잘 부흥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목장 식구들에게 자기 표현의 기회를 주지 않고 가르치려 하기 때문입니다. 목장은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나누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목장 식구는 묻고, 목자는 답을 주는 식으로 모임이 진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상투적인 조언을 주어서도 안 됩니다. 간증을 해주던지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이 될만한 질문을 해주어야 합니다. 성경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별도의 `삶 성경공부`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목장에서는 정보 교환보다는 감정을 나누는 데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스포츠나 정치, 경제에 관한 대화는 식사 시간에는 상관이 없지만 나눔의 시간에는 절대 안 됩니다. 요즘 세상은, 인터넷에 들어가면 이제는 웬만한 정보는 다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정보를 목장에서까지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목장에서는 감정이 나누어져야 합니다. 모임을 인도하는 분은 정보 제공이 아니라 감정 표출을 요구하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보다 "어떻게 느끼세요?" 라고 묻는 것입니다.

 

아무리 종교적인 관심거리라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논쟁을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서로 토를 달거나, 잔소리 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신앙의 연륜이 있다고 해서 여펭서 훈수를 두게 되면, 서로의 사역이 의미를 잃게 되고, 자신의 성경지식은 자랑이 될지 모르나, 다른 목장식구들에게도 아무런 유익이 되지 않습니다.

 

모든 성도님들이 풍성한 삶의 나눔으로, 재미있고 기다려지는 목장모임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의 은혜로...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