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딸, 우정이가 대학에 들어갑니다. 미국에서 한국에 들어올 때,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 벌써 대학을 가게 되었네요. 학교는 위스콘신-메디슨 주립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9월부터 새 학년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번 목요일에 미국으로 떠나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사실, 한국으로 들어오는 결정이 저희 아이들에게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충격이었습니다. 아직 어린 마음에 친구들과 교회와 학교와 미국을 떠나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아, 울면서 걱정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저는 처음 미국에 공부하러 가면서,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목회할 것을 계획하고 갔습니다. 공부를 마칠 무렵 결혼할 때에도, 한국에 가서 함께 목회할 배우자를 찾았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제 아내는, 한국에 돌아와서 목회할 것을 결단하고 저와 결혼을 했습니다. 물론 장인 목사님의 기도와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한국에 돌아오기 전에, 가능한대로 목회의 경험을 다양하게 쌓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인교회 부목사 생활도 하고, 미국교회 담임도 했습니다.

결혼 후, 자녀를 낳게 되었을 때에는 고민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에는 한국에 돌아가야 하는데, 가정에서 어떤 언어를 사용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저희들은 한국에 가면 학교에서 한국어를 사용하게 될 테니까, 그 때까지는 가정에서 영어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에 가서도 가정에서는 계속 영어를 사용하고, 학교에서는 한국어를 하게 되면, 둘 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 교회 담임 5년간 하고,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었을 때에는 한국에 돌아 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하나님은 한국으로 보내지 않으시고, 이민교회로 보내 주셨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계속 영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기회를 놓치게 되었습니다. 물론, 교회에서 토요학교를 통해 읽고 쓰기를 배우고, 집에서도 그제서야 한국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하나는 중학교 2학년, 또 하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 한국에 들어오려니 걱정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언어만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문화충격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인도하심은 언제나 넉넉한 은혜였습니다. 한국말을 시원챦게 하는 아이들을 교회의 친구들은 반갑게 맞아 주었고, 이제는 한국말을 제법 하면서 어울리는 것을 볼 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신앙적으로도 많이 자랐습니다. 학교에서 공부도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성도님들께서 우리 가정을 사랑하시고 시간마다 위하여 기도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혼자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데, 좋은 친구, 좋은 선생님, 좋은 목사님, 좋은 교회를 만나게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제가 일주일 동안, 미국에 함께 가서 아이를 기숙사에 들여 보내고 돌아오려고 합니다.

부족한 종은 성도님들의 가정을 위해서 늘 기도하기를 힘쓰고, 성도님들은 주의 종의 가정을 위해 기도할 때에, 하나님은 아름다운 열매를 우리의 2세들에게 허락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주의 은혜로… 김목사